말굽 소리 내며 지붕 위를 달리는
굵은 빗방울
야속시리 간신히 잠든
깊은 밤 깨운다
눈꺼풀 내린 내 귀에 대고
왜 저리 큰 소리로 울고 있는가
까만 허공엔 촛점 맞출 곳도 없지만
눈을 떠본다
고통에 눌린 땅 위에 한숨들
오르락 내리락
널뛰기하는 아픈 빗방울 인가
마른 땅이 목말라 숨 넘어가니
맨발로 달려오는 착한 단비이려나
새벽을 걷어낸 후...
밤비에 푸른몸 샤워하고
더 젊어진 나무
몸매 과시하려 듬뿍 내보낼 산소
깊숙이 허파속에 들여 보내곤
생각해보자며
다시 들기 힘든 잠
뒤척이며 청하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