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가 검붉게 익어가는 6월이 오면
노랑 저고리 검정 몽당치마
눈이 동그랗던 계집아이
세월을 잇는 징검 돌을 밟고
내게 다가온다
어느 날 말없이 사라진 애비는 영영 돌아오지않고
애비를 기다리던 어미는
돌담길 지나는 방물장수 따라 집을 나갔다
어쩌다 내가 오디밭을 찾으면
어미 찾아 하루 내내 울던 작은 계집아이
병아리 부리만한 입에 넣을 수저가 무섭던 시절
끼니는 때웠을까
함께 놀자고 서러운 눈빛 내게 보냈지
어느날
아이의 울음 들리지않고
신작로로 가는 양지바른 산비탈 풀꽃 사이에
황토빛 작은 흙더미가 보였다
오디가 익어가는 6월이 오면
노랑 저고리 검정 몽당치마 작은 계집아이
안개같은 희미한 세월의 저편에서
서러운 눈빛 내게 던지면
한겨울 찬바람은 무딘 나의 가슴을 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