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술 하늘 향해 벌리고
무엇을 기다린다
안타까운 사랑일까
슬픈 다짐일까
안으로 도사린 사연
절절한 그리움으로 토해놓은 색채
백석과 자야인가
끝내 만나지 못하는
꽃 과 잎
올해도 길상사 꽃무릇은
더 붉게 피었다는데
화려한 선홍빛 절정이 안타까워
두손을 모은다.
* 길상사 : 시인 백석의 연인 김영한(자야)이 요정 대원각을 시주하여 서울 성북동 북악산 자락에 세워진 사찰
*꽃무릇 : 9~10월 사이에 꽃이 먼저 피고 진 뒤에 잎이 나서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여러해 살이 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