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 푸드가 있는 것처럼, 뉴스도 '슬로우 뉴스'가 필요합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가짜뉴스들이 더욱 기승을 부리며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치는 가운데 댄 길모어 아리조나주립대(ASU) 월터 크롱카이트 저널리즘스쿨 교수가 지난해 11월 14일 서울 광화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KPF 저널리즘 컨퍼런스' 강연에서 한 말이 최근 들어 다시 주목받고 있다.
'KPF 저널리즘 컨퍼런스'의 '뉴스와 신뢰' 세션에서는 길모어 교수를 포함해 이언 마틴 '스토리풀'(Storyful) 아시아 에디터와 정은령 서울대학교 팩트체크센터 센터장이 저널리즘과 팩트체크, SNS에서 가짜뉴스를 판별하는 방법과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해 발표했다.
기존 언론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고 가짜뉴스를 비롯해 모든 정보가 빠르게 유통되는 시대에 이들이 한 목소리로 강조한 것은 '기본과 원칙'이었다. 알고리즘 등 자동화된 기술에 팩트체크를 맡기기보단 오히려 기자가 천천히, 그러나 철저하게 검증하는 일이 지금 상황에서 답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댄 길모어 교수는 수용자 측면에서는 뉴스 리터러시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 리터러시는 뉴스를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올바르게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길모어 교수는 "쓰레기 같은 정보들이 너무 많아서 사람들이 이를 걸러내고 무엇이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뉴스인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무조건 의심해야 됩니다." 길모어 교수가 제시한 답이었다. 그는 "나는 뉴욕타임스도 의심하고 페이스북도 의심한다"면서 그게 뉴스 소비자들이 지켜야 할 원칙이라고 했다. 길모어 교수는 더 나아가 기존 매체 뿐 아니라 자기 자신의 편견까지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안락한 곳에서 나와 불편해져야 한다"며 "내 편견이 뭔지 정확히 알고 있으면 누군가가 나의 잘못을 지적했을 때 방어적으로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브라이언 스텔터 CNN 기자의 말을 인용하며 "어떤 정보를 공유하기 전에 세 번 확인하라"고 말했다. 그는 CNN에서 '믿을 수 있는 정보원'(Reliable Sources)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뉴스 리터러시를 강조하고 있는 기자다.
길모어 교수는 "뉴스 리터러시를 촉진시키기 위해서 기자들뿐 아니라 모든 시민들이 업그레이드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도 느리게 갈 필요가 있다"며 "모든 속보는 흥미롭지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한번 더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