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체스코 교황이 자신의 고국 아르헨티나의 주간지 <비바>와 한 인터뷰에서 행복에 이르는 비밀 지침 10가지를 제시했습니다.
이 시대를 함께 사는 사람들을 위한 '행복 10계명'인데, 이렇습니다.
1) 내 방식의 삶을 살되, 타인도 자신의 삶을 살게 두자.
2) 마음을 타인에게 열자.
3) 조용히 전진하자.
4) 삶에 여유를 찾자 (식사 때 TV 끄기 등).
5) 일요일은 가족과 함께 쉬자.
6) 젊은 세대에 가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 줄 혁신적 방법을 찾자.
7) 자연을 존중하고 돌보자.
8) 부정적 태도를 버리자.
9) 개종시키려 하지 말자.
10) 평화를 위해 행동하자.
특히 저에게는 네 번째 계명이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삶에 여유를 찾자."
금요일 오후쯤부터 시작되는 설교와 주일 준비의 중압감은 월요일 점심 때나 되어서야 풀립니다.
특히 토요일은 하루 종일 신경이 매우 예민해집니다.
비록 작은 교회를 위한 설교 준비지만 온 몸의 에너지가 다 소진되곤 합니다.
그 중압감이 만들어내는 두통은 화요일 오후쯤 되어서야 사라지곤 하죠.
의사에게도 여러 번 갔습니다.
이유를 알기 위해.
스트레스라고, 마음을 편히 먹고 여유롭게 쉬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잘 안되지요.
몇 달 전 큰 아이가 스포티파이(Spotify)라는 전화기 서비스를 시작했으니 아빠도 사용하라고 했습니다.
가족 플랜으로 전화 요금을 큰 아이가 내고 있는데, 가족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이니 얼마든 사용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스포티파이가 뭔지 몰라 사용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지난 여름 큰 아이가 집에 왔을 때, 제가 유투브(YouTube)로 음악을 듣고 있는 것을 보고는 '아빠 왜 스포티파이 하지 않느냐' 책망하듯 말했습니다.
보니 스포티파이는 어떤 음악이든 무한 들을 수 있는 서비스였습니다.
유투브로 음악을 들으면 중간 중간 선전이 들어가 음악이 끊기곤 하는데 스포티파이는 우리가 돈을 내기 때문에 그렇지 않습니다.
그 후 스포티파이가 제 삶을 바꾸어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금요일 토요일 하루 종일 교회 사무실에 혼자 있다 보면, 중압감에서 벗어나보려 목사로서 궤도를 벗어나곤 할 때가 많습니다.
음악을 유투브로 듣다 보니 종종 다른 쪽으로 빠져나가 시간을 허비하곤 하죠.
그런데 스포티파이로 음악을 들으니 중단 없이 듣고 싶은 음악을 무한 들을 수 있습니다.
J. S. 바하의 피아노 곡을 좋아하는데, 잔잔하게 들려오는 바하의 피아노 음악은 생각이 분산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잔잔한 호수에 달 빛이 선명하게 새겨지듯, 바하의 피아노 소리는 할 일이 무엇인지, 해야 할 말 하지 말아야 할 말을 선명하게 해줍니다.
심지어 텃밭에서 일할 때 음악 없이 일하면 훨씬 더 피곤하고 오래 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스포티파이를 틀어놓고 트럼펫 음악을 들으며 일하면 피곤한 줄 모르고 오래 일할 수 있습니다.
교회 옆집에서 일하던 멕시코 이웃이 담 너머로 멋지다고 엄지 척을 해주기도 합니다.
프란체스코 교황은 "삶에 여유"를 다른 의미로 말씀하셨지만, 저는 스포티파이로 삶의 여유를 얻었습니다.
'목사가 기도하고 성경 묵상하며 마음의 평안을 얻어야지 스포티파이 바하의 음악으로 해서 되느냐' 말씀하는 분도 있을지 모르는데, 저에게 바하의 음악 대부분은 또 다른 차원의 영적인 음악입니다.
그래서 바하를 음악의 아버지라 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삶에 여유", 중요합니다.
모두 자기만의 방식으로 마음과 영혼에 여유와 평안을 누릴 수 있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