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3년 석가탄신일을 맞아 5월 12일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대한불교 조계종 통도사 아리조나 분원 감로사에서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이 열렸다.
또한 ''마음애(愛) 자비를! 세상애(愛) 평화를!''이라는 주제 아래 감로사에선 올해 처음 남가주불교합창단을 초청해 부처님 오신날 전야제 행사도 가졌다.
5월 11일(토) 저녁 6시부터 시작된 전야제는 불.법.승의 삼보에 귀의하자는 불자들의 기본정신을 노래하는 삼귀의 낭송으로 시작됐다.
남가주 불교합창단의 김용희 단장이 인사말을 전했고, 14명으로 구성된 합창단은 '삼보에 귀의하옵고' '홍엽시월' '초파일의 노래' '내님 오신날' 등의 곡들을 연이어 불렀다.
감로사 중창단의 답가가 있은 뒤 불교합창단의 김명균 지휘자가 인사말을 전했다.
김 지휘자는 "부처님을 공양하는데 필요한 것이 찬불가이다. 한국에선 찬불가 보급이 활발하지만 불교 인구가 적은 미국 땅에선 그 일이 쉽지 않다"며 "엘에이에 계신 도안 스님의 제안으로 합창곡 50여곡을 작곡해 20여년 간 불교합창단을 이끌고 있다"고 소개했다.
옷을 갈아 입은 합창단은 대중적으로 유명한 곡의 가사만을 바꾼 퓨전형식의 찬불가 '날 울려줘요' '오직 나만을 위해 있어주오'를 공연해 큰 박수를 받았다.
다음 무대에는 감로사의 김태홍 거사와 아들 도훈 군이 'T2'라는 이름의 그룹으로 '절에 나와라'는 노래를 선보였다.
직접 구성한 독특한 안무와 가사/리듬이 계속 반복되는 중독성 강한 후크송 성격의 노래를 열심히 불러 참석자들의 웃음과 환호를 끌어냈다.
감로사 주지 석인스님이 격려사를 전했으며, 불교합창단 부지휘자 김종우 소프라노가 특별무대에서 '어머님 은혜'를 불러 참석자들을 눈물짓게도 했다.
합창단은 '연꽃 피어오르라' '친구이야기' '초연' '내인생 찬불에 실어' 등 네 곡에 이어 앵콜곡으로 '물 같이 하나되어'를 부르고 공연을 마쳤다.
모든 생명체들을 괴로움에서 구제하기 위하여 속세를 떠난 깨달음의 경지에 도달하겠다는 맹세이자 모든 보살들이 세우는 네 가지 넓고 큰 서약의 내용을 담은 사홍서원을 함께 하며 전야제를 마쳤으며, 불교합창단은 준비해온 연꽃과 두번째 노래앨범을 아리조나 불자들에게 일일이 나눠주기도 했다.
공연 뒤 석인 스님은 "비영리단체인 남가주불교합창단에게 작년부터 초청공연을 부탁했다. 우리도 합창단을 꾸리고 싶다는 취지를 전했더니 올해 공연을 흔쾌히 수락해주셨다"며 자비를 들여 아리조나를 방문해준 불교합창단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부처님 오신날 봉축대법회는 12일 오전 11시부터 감로사 법당에서 진행됐다.
한국에서 방문한 승제 스님이 함께 자리해 진행된 대법회는 삼귀의 낭송과 찬불가를 부르며 시작됐다.
석인 스님은 법문에서 "2500여년 전 부처님이 오셨다. 하지만 부처님은 처처에 찰나찰나 항상 우리 곁에 오신다"며 "물이 담기려면 그릇이 필요하듯 마음도 마찬가지다. 얼마나 부처님 마음을 잘 받느냐는 각자 마음크기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행이란 마음의 그릇을 넓히고 깊게 하며 맑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불교의 전부이고 본질"이라고 석인 스님은 전하고 "수행을 통해 나의 존재 자체로서 큰 베품이 되어야 하며 그런 이유로 바로 나 스스로가 행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깨어있길 강조한 석인스님은 "나를 객관화 시켜서 봐야 한다. 나를 컨트롤하는 것도 내 자신, 나를 만드는 것도 내 자신이다. 살아가면서 마음이 흔들릴 때가 많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걸 어떻게 받아들일 지 하는 마음가짐은 늘 중요하다"며 "별 의식 없이 그냥 절에 '댕기는' 신도들이 아니라 도량에서 뭘 얻어가야 하는 지 잘 살펴 내 앞에, 내 안에, 그리고 내가 바로 부처님 되는 마음을 내는 것과 함께 부처님 앞에 늘 감사하며 스스로의 마음을 닦는 신심을 가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전야제에서 공연을 선보인 두 팀에게 석인 스님이 선물을 전달했고, 사홍서원에 이어 산화가를 부르며 법회를 마쳤다.
불자들은 부처님에 대한 공경을 표현하고 자신의 몸과 마음을 청정하게 하는 뜻을 지닌 관불의식을 돌아가며 했고, 석인 스님은 관불의식을 마친 불자들과 인사를 나눈 후 108 염주 등을 선물로 나눠줬다.
봉축대법회에 참석한 이들은 기금 마련을 위해 불자들이 직접 만든 유자차를 구매하기도 했으며 절에서 준비한 비빔밥과 과일, 떡 등을 나누며 이야기 꽃도 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