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인지 필연인지
오래전부터
네모난 네가 내방구석에 놓여져
휴지며 종이 나부랭이 같은
잡다한 것들을 담고 휴지통이 되었다
엷은 회색 바탕에
목탄색 사각 무늬가
꽤나 고급스런 모습이어서
가끔 눈길을 주었었는데
어느날인가
아들이 들꽃을 한아름 들고와
잠시 꽃병을 찾더니
엉뚱하게 너에게 담아
거실에 놓았다
색다른 감각으로 화사한 들꽃이 빛나고
꽃통으로 변한 네 모습이 멋져서
"거기가 네 자리다,"
눈으로 말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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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라도 한마리 날아 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