꽝
문앞에 봄아가씨 넘어졌구나
입춘대길 달력보고
가방싼 겨울장군
달려온 봄 딴지걸곤
심통스리 서있구려
꽃샘 추위 눈치보며 몰래핀
성질 급한 꽃 몇 놈
꽝소리 놀라 바닥서 떨고 있고
그래도 곧
온마을 덮을 오렌지 꽃향기로
난 배불릴거요
벗꽃들 한껏 피다
꽃비되어 뿌려주면
꿈꾸는 소녀되어
그길도 걸으려하오
포도원에
보라색 입혀가는 달콤한 단내
님과 취해도 보고 싶으니
겨울장군
이 순서 앞에 더 버티시려오
군림했던 자리 때맞춰 물려줌은
순리의 미덕이라
선조들의 하신 말씀 생각난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