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이 막혀 출구가 보이지 않은
내 몸 안의 습기에
진통제 몇 알이 출구를 찾는다
길은 어디에서든 길을 만드는 것이리라
자기를 찾는 행복이리라
어둠 짙은 고요 속에서도
별빛 아스라이 길을 만들고
통증에 아픔이 기대어 한숨으로 몸을 뉘어도
나는 나를 발견하는 길이 되곤 한다
삶의 근원을 알 수 없어
허우적 거렸던 삶의 중심에서도
침묵하고 견디며 길을 찾는다
하염없이 느슨했던 겨울 비
세차게 난간을 때린다
내 진통은 빗방울 소리에 휩쓸리다
멀리서 찾아온 그리움을 무더기로 꽃피워
함께 길을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