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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빛으로  헤아려주고
슬픈 이의 어깨를 
말없이 도닥여주는 당신
 
당신이 늘 옳아요 
 
나이들수록 꿈이 더 푸르고
깨달음으로 인생의 무게를 
가볍게 하는 당신 
 
진심을 가벼이 여기지 않고
잘못이 부끄러워 사과할 줄 아는 당신 
 
당신이 늘 옳아요 
 
마음속에 어린 아이가 살고있고
긍정적인 삶이 멋있게 익어가고
가끔은 눈물 한 방울의 의미가 되는 
어른인 당신 
 
당신이 늘 옳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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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잣죽을 쑤며 -아이린 우

    깨끗이 씻은 현미에 염려 한줌 넣어 슬쩍 갈아 놓고 잣 호도 호박씨에 정성 한줌 빠트려서 곱게 갈아준다 갑자기 밥맛을 잃은 그대의 회복을 소원하는 마음은 최고의 조미료 소금에 섞어주고 중불 위에서 함께 저어준다 나이 세월 다 이겨내라고 비손되어 젓...
    Date2020.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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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너와 나 -소머즈

    너는 나에게 있어 사랑이요 기쁨이요 즐거움이요 삶의 전부이고 나는 너에게 있어 희망이요 꿈이요 믿음이요 기적을 이루는 신비의 덩어리인 것을 너를 잃어버리는 것은 세상이 없어지는 것이요 나를 잃어버리는 것은 우주가 사라지는 것이다
    Date2020.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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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보이지 않아 -권준희

    뜨겁게 달구어진 여름 햇살 동쪽문 열고 부릅뜬 눈으로 나아오면 들레지 아니한 밤 잠없는 새벽 이슬 친구들과 꽃잎 위서 마음껏 뒹굴다가 놀라서 숨는구나 어데로 간 겐가 무데기로 묶어 불붙인 촛불 파란문 활짝 열고 나와 그을음 붙잡고 오르는 불길에 양...
    Date2020.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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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Covid-19 -안현모

    도깨비 바이러스에 붙들려 테레비 앞에서 뒹굴거리다 문틈을 비집고 들어온 봄 따라서 집을 나선다. 호수 갓길에 들어서니 잔 물결이 막걸리 빛 햇살을 밀고 당기다 말고 힐끗 쳐다보더니 말을 건넨다. “곧 북쪽집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으니 가을에나 ...
    Date2020.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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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동굴 -김률

    나무문이 삐걱거렸다. 아무리 조심한다해도 문에서 소리가 나지 않게 열 수는 없었다. 문의 낡은 상태로 봐선 백 년은 족히 버틴 것 같았다. 낡은 것은 문 뿐이 아니었다. 몸을 기대면 벽에서, 걸으면 바닥에서 소리가 났다. 돌보지 않으면 사람이나 집이나 ...
    Date2020.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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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모내기 하는 날 -아이린 우

    "불 때던 부지깽이도 거든다" 는 망종이 되면 농촌은 보리 베기와 모내기가 맞물려 눈코 뜰 새 없어진다 "어--- 얼럴--- 러 상사디야 서 마지기 논빼미가 반달만큼 남았네 " 주고받는 모내기 소리 한마당이 한참 신명 날 때쯤이면 커다란 함지박 가득 새참을 ...
    Date2020.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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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시간을 죽이는 여자 -소머즈

    오늘은 아인슈타인 머리를 하고 세상에서 가장 편한 몸뻬 바지로 깔 맞춤하고 문명의 꽃 네모 박스 텔레비전에 영혼을 가둔 채 뉴스를 꿰차고 드라마에 울고 웃으며 유튜브에 헤엄치고 트로트 노래에 장단 맞추며 2020년의 봄을 갖고 노는 여자 시간을 죽이는...
    Date2020.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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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찾아온 그림움 -권준희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흥얼거린 입속으로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마구 피어오른다 벌떡 일어난 그리움 흙냄새 벤 풀길 위 맨발로 뛰어 뇌속 깊히 긴 세월 숨어있는 고향살던 아이 불러 양로원 방문하듯 늙은 나를 찿아온다 둘은 풀밭에 앉아 ...
    Date2020.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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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고마웠다고 -김률

    나도 변했고 그도 변했다. 서로가 다른 장소에서 삶의 궤적을 이어가는 동안 우리는 중앙 한 점을 향해 조금씩 움직인 것 같다. 그는 좌측으로, 나는 우측으로. 그의 목소리에는 뚜렷한 자신의 소신이 묻어 있었고 나는 목소리 높여 내 주장을 펼치기 보다는 ...
    Date2020.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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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바지랑대 -아이린 우

    늘어진 빨랫줄을 키큰 바지랑대가 받치고 있고 흰 광목이 바람에 펄렁거렸다 어린 아이가 넓은 마당에 혼자 앉아 막대기로 땅바닥에 그림을 그리고 강아지는 병아리 떼를 쫓아 다니며 장난질을 치고 있었다 어디선가 아이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 것 같다 까마...
    Date2020.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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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봄 -소머즈

    아침부터 세상이 시끌시끌하다. 온통 바이러스 이야기뿐 다른 뉴스는 기대할 수가 없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쪼그만 게 전쟁보다 더 위협적이고 경제를 곤두박질치게 만들었다. 보이지도 않는 그 놈을 잡을 수도 없다니 인간인 내가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
    Date2020.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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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출구를 찾다 -박찬희

    사방이 막혀 출구가 보이지 않은 내 몸 안의 습기에 진통제 몇 알이 출구를 찾는다 길은 어디에서든 길을 만드는 것이리라 자기를 찾는 행복이리라 어둠 짙은 고요 속에서도 별빛 아스라이 길을 만들고 통증에 아픔이 기대어 한숨으로 몸을 뉘어도 나는 나를 ...
    Date2020.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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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기가 막혀 앉아있나 -권준희

    그리도 쬐끄만 네가 코로나19로 사고치니 만물의 영장인 우리가 초풍을 떤다 공에다 빨간 꽃 피운 모습으로 태어나 인간 품에 둥지 틀고 쓰나미처럼 덮치니 이 덩치 큰 지구가 혼비백산 온통 곡소리구나 착한 우리 죄인인가 두려움과 공포 줄로 꼬아 묶어 집...
    Date2020.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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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게르니카 -김률

    결정의 갈림길에 서게 되면 나도 모르게 손을 비비는 습관은 전화벨이 울리는 순간에도 나타났다. 그러나 손을 비비는 시간은 잠시였다. 발신자가 마치 내 앞에 서 있는 것처럼 나는 발신자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역시 아버지였다. 다소 힘이 빠진 듯한 목...
    Date2020.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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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어둠을 깨운다 -아이린 우

    꽃잎을 피우기 위해 땅속 깊은 곳에서 빨강 노랑 보라색 물감을 퍼올리는 소리 봄을 터트리는 새싹들의 두런거림에 밤새 잠을 설친다 봄이다.
    Date2020.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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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코로나 19 -소머즈

    아~ 이거 멕시코 맥주 아냐 19이 붙은 게 신제품인가 하루 종일 맥주 선전하는 줄 알았는데 온 세계가 들썩들썩 회오리바람 속에 휘말려 한없이 올라가네 목이 간질간질 참아야지 코가 근질근질 만지면 안 돼 애써 감추며 이 사람 저 사람 눈치를 본다 재채기...
    Date2020.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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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순리의 아름다움 -권준희

    꽝 문앞에 봄아가씨 넘어졌구나 입춘대길 달력보고 가방싼 겨울장군 달려온 봄 딴지걸곤 심통스리 서있구려 꽃샘 추위 눈치보며 몰래핀 성질 급한 꽃 몇 놈 꽝소리 놀라 바닥서 떨고 있고 그래도 곧 온마을 덮을 오렌지 꽃향기로 난 배불릴거요 벗꽃들 한껏 ...
    Date2020.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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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어른인 당신 -아이린 우

    눈빛으로 헤아려주고 슬픈 이의 어깨를 말없이 도닥여주는 당신 당신이 늘 옳아요 나이들수록 꿈이 더 푸르고 깨달음으로 인생의 무게를 가볍게 하는 당신 진심을 가벼이 여기지 않고 잘못이 부끄러워 사과할 줄 아는 당신 당신이 늘 옳아요 마음속에 어린 아...
    Date2020.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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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코르데 -김률

    뒤를 돌아보는 행위는 자주 일어났다. 스토커처럼 나를 따라 다닌다고 생각하는 목없는 유령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뒤를 돌아보는 행위를 멈출 수 없었다. 목없는 유령 뿐 아니라 내 앞에 놓인 기요틴(단두대)으로 목이 들어가는 환상에 자주 사...
    Date2020.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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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호피 인디안 할머니-안현기

    짧은 겨울 해가 자투리 볕 명주 보자기에 여기 저기 뒹구는 오늘을 주섬 주섬 주워 담아 절벽을 내려가기 시작하면 어슴프레한 방 한 가운데 억만 년의 바위되어 웅크리고 앉은 호피 할머니. 방문객이 묻는다. “한국은 언제 다녀 오셨어요.” 크고...
    Date2020.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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