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바람소리를
놓치고싶지 않다
목석처럼
하늘을 보며 서있으면
내가 나무인양
뺨을 어루는 부드러움에
바람 타고 하늘을 난다
밝은 하늘에
무얼 감출 게 있을까
벌거벗은
내 정신의 찬란한 빛이
살랑이는 나뭇잎에
입맞춤하고
나는 나무가 되어
새들과 어울려 춤추는 바람이 되리
바람 불어
온 것도 간 것도 없는
세월 속에 묻혀버린
내 기억들을
철석이는 파도에
내 던지고
발자욱마다
숨겨논 이야기들을
흩뿌리며 떠나간다
이생의 마지막 여정을
너와 함께 즐기며 가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