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가 구부정한 남자가 한 손은 지팡이를 짚고, 남은 손은 뒷짐을 졌는데, 수염이 길렀으니 노인으로 추정된다.
그의 앞에는 도마뱀인 듯한 동물이 기어간다.
하늘엔 무한 동그라미를 가진 해가 떠 있다.
여자인듯한 사람이 한손을 하늘로 한 채 서 있고, 그의 옆 남자는 두팔을 내리고 서 있다.
그들 옆으론 사냥감을 뜻하는 사슴인지, 기르는 개인지 모를 동물이 서 있다.
다섯 개의 점이 모인 천체를 비롯해서 태양과 달도 그려져 있다.
표면이 불에 그을린 듯한 사암에 그려져서 황토색의 선들이 선명하다.
아리조나의 황량한 들판에 자리한 목화석 국립공원(Petrified Forest National Park)에서 만날 수 있는 '뉴스페이퍼 록'(Newspaper Rock)에 그려진 그림이다.
이 일대의 바위들에 그려진 650여 개의 암각화를 일컬어 이렇게 부른다.
650~2000년 전 푸에르코강을 따라 살았던 원주민 푸에블로족의 선조들이 그린 것으로 바위 한면에 그려진 그림이라 할지라도 제각각 그려진 시기는 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어떤 이는 그들의 생활상을, 어떤 이는 농사ㆍ사냥 등의 그림을 그렸다.
또 후세의 어떤 이는 이곳에다 가족이나 부족의 상징을 비롯해서 영적 의미, 행사 등을 그렸을 것이다.
그래서 이들 그림들은 서로 관련성이나 연속성이 크게 없다.
하지만 대대로 당대의 '작가'가 그들의 기록을 그림으로 추가했다고 해서 '신문 바위'로 이름이 붙여졌다.
그러니 어느 하나라도 예사로운 기록일 수 없다.
암각화(Petroglype)로 불리는 이 선사시대의 기록들은 인류가 존재했던 확연한 흔적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