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내가 구입한 중고차가 도난차량이었다면 어떻게 될까.
디트로이트 자동차 공장에서 도난당한 수십 대의 신차가 미국 최대 개인간 중고 거래 플랫폼 크레이그리스트(Craiglist)를 통해 중고차로 판매됐다.
아리조나 지역의 닉이라는 청년은 얼마 전 크레이그리스트에서 7만5000달러를 지불하고 포드 브롱코 랩터를 구입했다.
그러나 차량이 집으로 배송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해당 차량이 공장 도난 차량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도난 차량을 구입한 닉은 온라인에서 모든 서류 작업이 제대로 이뤄졌다고 믿었다.
판매자는 주행 거리계에 기록된 주행거리와 알래스카 번호판을 보여 주며 해당 차량이 중고차라고 말했다.
그 이야기가 타당하다고 생각한 닉은 판매자의 말을 별 의심 없이 믿었다.
닉은 찻값을 지불하기 전 카팩스를 통해 차량 상태와 사고 여부를 점검했고 별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
자동차 번호판 또한 아무 이상이 없었다.
결국 닉은 ‘거의 새 차처럼’ 훌륭한 상태의 브롱코를 7만5000달러에 구입했다.
그러나 사기꾼은 한 수 위에 있었다.
도난 차량에 다른 차량의 식별번호(VIN)를 도용해 이를 판매한 것이다.
조사 결과, 이 도난 차량에 사용됐던 식별번호는 아리조나 교통부의 타이틀 자동 검색 시스템 상 문제가 없는 번호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도난 트럭을 구입한 닉은 차량을 배송받은 지 3주가 지나도록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
차량 배송 3주 후 그는 차량을 더 큰 픽업트럭으로 교환하고 싶어 대리점에 찾아갔다.
그러나 차량 식별번호에 문제가 있음을 깨달은 대리점 직원은 경찰에 신고했고, 대리점 매니저는 닉을 사기꾼으로 오해해 전화로 폭언을 퍼부었다.
결국 차량은 경찰에 압수됐다.
도난 차량을 속아서 구입한 닉은 그가 지불한 7만5000달러를 돌려받을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기사건의 피해자는 닉이 유일한 사람은 아니다.
이와 유사한 사건이 아리조나를 포함해 뉴멕시코, 테네시 등지에서도 발생했다.
최근 미시간주 캔톤 경찰이 포드 공장 주차장에서 브롱코 차량 여러 대가 도난당한 사건과 관련해 7명을 체포했다고 밝혔으므로 조만간 보다 자세한 사건의 전말이 파악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리조나 MVD 업무를 대행하는 제3의 기관에서 차량 타이틀 신고를 했다는 닉은 "문제가 있었다면 차량 식별번호 확인 시스템에 당연히 표시가 됐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아 큰 피해를 보게 됐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한편 아리조나 감사관실은 차량 등록 등 MVD 업무를 대행하는 제3의 기관 영업에 대한 감시 소홀 책임을 교통부에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