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주 그랜드 캐년 협곡 가장 밑바닥에 자리한 숙박시설 ‘팬텀 랜치(Phantom Ranch)’
그랜드 캐년 협곡 중에서도 가장 깊숙한 곳에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자리잡고 있는 ‘팬텀 랜치’는 1920년대 미 국립공원국의 허가에 따라 건설이 시작됐다.
사람들의 발길이 쉽사리 닿기 힘든 곳이지만 협곡을 가로지르는 하이킹에 도전하는 등산가들이나 콜로라도 강에서 카약, 보트를 즐기려는 이들 혹은 세상에서 둘도 없는 특별한 자연 조건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싶어하는 이들을 위해 팬텀 랜치는 캐빈과 돔과 같은 숙박 구조물 그리고 조그마한 식당까지 갖추고 있다.
손님을 받는 숙박시설이라는 건 운영에 따른 여러 물품들이 항상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랜드 캐년 사우스 림에서 편도거리로만 10.5마일 아래에 위치한 팬텀 랜치로 가는 길엔 자동차 도로가 없기 때문에 걸어서 내려가거나 콜로라도 강 다른 수역에서 뗏목을 타고 돌아서 접근하는 수 밖에 없다.
이런 사정 때문에 지상과 협곡 아래를 이어주는 가장 유용한 교통 혹은 운반수단으로 노새가 여전히 활용되고 있다.
세계적인 물류배송업체 아마존은 최근 전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배달지역 중 하나로 그랜드 캐년의 팬텀 랜치를 선정한 바 있다.
그렇다면 아마존의 물품은 어떤 경로를 거쳐 팬텀 랜치로 배송될까?
먼저 아마존 패키지가 그랜드 캐년 사우스 림의 물류 창고에 도착하면 팬텀 랜치 트럭이 노새 헛간으로 패키지를 배달한다.
그런 다음 담당자가 물품의 무게를 측정하고 하나씩 조심스럽게 포장한다.
포장이 끝나고 해가 뜨기 시작하면 넉넉히 먹이를 먹은 노새들이 배송물품들을 짊어지고 협곡을 따라 트레킹을 시작한다.
노새는 아마존 소포를 비롯해 신선한 농산물, 화장지, 우편물, 맥주, 베이컨 등과 같은 물건들을 배달한다.
팬텀 랜치의 애니 제닌은 “팬텀 랜치의 직원과 손님들이 필요로 하는 거의 모든 물건이 노새를 통해 배달된다”고 말했다.
제닌은 “외부와 단절되어 있는 협곡 아래에서 생활하는 동안 사용되어질 필수품들을 전해주는 노새는 어떤 면에선 우리의 직원과도 같다”고 말했다.
한편 그랜드 캐년의 노새들은 관광상품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그랜드 캐년에 자리잡은 여러 업체들은 노새를 타고 그랜드 캐년 협곡을 탐험할 수 있는 상품들을 준비해 놓고 있다.
노새 관광은 1시간 짜리에서부터 5시간 이상까지 다양한 코스들이 있다.
가격은 최저 50달러부터 시작해 팬텀 랜치에서 숙박까지 포함된 1000달러 이상의 패키지도 제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