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닉스 한인회 진재만 회장이 뉴멕시코주에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오래된 한인 유적지를 찾아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진재만 회장이 뉴멕시코 여행 중 우연히 들리게 된 장소에서 한국을 상징하는 도로와 한인학교였던 것으로 보이는 건물 등을 발견한 것이다.
평소 미주한인 이민역사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진 회장은 일제 치하 당시 일본과 맞서기 위해 한인 비행기 조종사 양성을 목적으로 세워진 미국 내 시설, Willows Airfields 부지와 건물을 박물관으로 건설하자는 운동 등에도 적극 참여한 바 있다.
아래는 8월 21일 미주한국일보에 게재된 관련 기사 내용.
[한때 주요 철도 노선이 지나는 중심지역으로 번영을 이뤘으나 지금은 쇠락한 뉴멕시코주 도나애나 카운티의 린콘(Rincon)에 한인 철도 노동자들의 주거지로 추정되는 ‘코리아 스트릿’(Corea Street) 도로 표지와 ‘코리아 스쿨’(Corea School) 건물이 발견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일 진재만 아리조나 피닉스 한인회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아내와 자동차 여행을 하다가 뉴멕시코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인 라스 크루시즈에서 북쪽으로 3마일 떨어진 린콘에서 스페인어로 한국을 뜻하는 코리아 스트릿 표지와 지금은 폐교된 코리아 스쿨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린콘은 1884년 산타페 철도회사가 이 지역에서 지질조사를 진행하던 중 증기기관차에 채울 수 있는 섭씨 99도의 온천을 발견하면서 호텔과 술집, 식당, 마켓, 약국, 학교 등이 잇따라 들어서 엘버커키와 함께 한 때 뉴멕시코주 경제와 무역의 중심지로 각광받았었다.
이곳에서 초기 한인 이민자들이 일했다는 공식 기록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1907년까지 미 본토로 건너온 1,500여명의 한인들 중 일부가 당시 ‘상항’이라고 불리던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해 콜로라도 덴버, 유타 솔트레익 등 각 지역으로 흩어져 철도 노동자로 일했던 기록을 감안하면 뉴멕시코에 정착한 한인들이 린콘에 주거지를 마련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재만 회장은 설명했다.
진회장은 또 “주명에서 알 수 있듯이 뉴멕시코는 멕시코 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는 곳이어서 영어로 한국을 뜻하는 ‘Korea’ 대신 스페인어로 ‘Corea’라는 명칭을 사용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코리아 스쿨은 1908년 개교해 이 지역이 쇠락하기 시작한 1953년께 문을 닫았다.
코리아 스트릿이 언제 어떤 이유로 도로명으로 등기됐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진재만 회장은 이같은 내용을 LA 총영사관에도 알렸다고 전했다.
진 회장은 “만약 이 지역에 초기 한인 이민자들이 거주했다면 이들 역시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도 악착같이 독립운동 자금을 모았을 것”이라며 “아직까지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한국의 길, 한국학교 등 뉴멕시코 이민선조들의 발자취를 발굴해 기록으로 보존하려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국가보훈처가 파악하고 있는 미국 내 독립운동 사적지는 캘리포니아 지역 35곳을 포함해 159곳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