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주 윌리엄스에서 경비행기가 추락해 한인 조종사 1명을 포함해 탑승자 3명 모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미 연방항공국에 따르면 비극적인 사고는 10월 17일(화) 낮 12시 20분경에 일어났다.
코코니노 카운티 셰리프국과 소방서에 비행기 추락에 관한 여러 건의 전화가 걸려오면서 당국은 이 사고를 인지하게 됐다.
3명이 탄 파이퍼 PA-28 단발 경비행기는 윌리엄스에 자리한 H.A. 클락 메모리얼 필드 공항에서 낮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 이륙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사고 비행기는 H.A. 클락 메모리얼 필드 공항에서 연료를 보충한 다음 이륙했지만 얼마 뒤 출력을 잃은 모습을 보이며 다시 공항 쪽으로 회항하다 들판에 추락하고 말았다.
추락 장면을 목격하고 사고 장소로 달려간 사람들은 비행기 내부에서 숨을 거둔 2명과 비행기 밖으로 튕겨져 나와 사망한 1명을 각각 발견했다.
사망자는 추락 당시 비행기 조종간을 잡았던 31살의 한국인 김혜문 씨와 캘리포니아 라 메사 출신의 44살 크리스토퍼 에반스 씨 그리고 라스베가스 거주 다코타 알마잔(51) 씨다.
사고 비행기는 샌디에고에 등록된 퍼스트 플라이트 코페레이션 비행학교가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행기는 지난 15일 오후 6시30분께 샌디에고 지역 브라운필드 공항에서 출발했다.
사고 당일엔 김혜문 씨가 조종간을 잡은 가운데 북부 라스베가스 공항에서 오전 9시 30분 경 출발해 킹맨을 거쳐 윌리엄스 지역으로 향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방항공국이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에 들어간 가운데 목격자들의 증언을 미뤄볼 때 현재로선 기체 결함이 문제였던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사고기에 탑승했던 김혜문 씨와 크리스토퍼 에반스 씨, 둘 모두는 샌디에고 플라이트 트레이닝 인터내셔널 비행학교 출신이자 친구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샌디에고 플라이트 트레이닝 인터내셔널의 소유주인 필립 탈하이머 씨는 “두 사람 모두 이곳에서 비행을 시작하고 배웠다. 특히 미국에서 공부하는 동안 ‘닐(Neil)’이라는 이름을 사용한 김혜문 씨는 샌디에고의 프로야구팀 파드리스를 사랑했고 정말 재밌고 유쾌한 사람이었다”고 전하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탈하이머 씨는 “비행학교를 다니거나 수료한 학생들이 더 큰 상업용 비행기를 조종할 수 있는 자격증 획득에 필요한 비행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비행에 나서는 건 흔한 일”이라 말하고 “아마 이번 비행 역시 그런 목적이 있었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본다”고 했다.
탈하이머 씨에 따르면 실제 숨진 에반스 씨는 비행학교 강사로 일하며 대형 항공사의 상업용 비행기 조종사가 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