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한인 이영 씨(54)가 고속도로를 역주행하던 차량과 부딪혀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사고가 발생한 것은 6월6일 화요일 오후 7시45분이 조금 넘은 시각.
흰색 세단을 타고 51번 스테이트 루트 하이웨이 남쪽방향으로 진행하던 이영 씨는 I-10 동쪽방향으로 가기위해 카풀레인(HOV Lane) 램프로 진입했다.
카풀레인에 접어들자마자 전방에서 갑자기 빨간색 세단이 나타났고 차선이 하나 밖에 없는 램프 교차로에서 이영 씨는 상대방 차를 피할 겨를도 없이 그대로 정면충돌했다.
이 사고로 이영 씨는 물론 역주행했던 차량의 운전자도 사망했다.
아리조나 공공안전국 측은 사고 다음날인 7일 사고 피해자가 Young Lee이며 사고를 낸 운전자 신원은 아직 파악중이라고 공식발표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사고를 낸 빨간 세단은 6일 오후 7시44분 경 I-10 하이웨이의 피닉스 스카이하버 공항 나들목 부근에서부터 역주행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동쪽으로 향하는 도로에서 사고운전자는 서쪽방향으로 진행하고 있었던 것.
이 차량은 곧이어 51번 하이웨이 북쪽으로 접어드는 램프에 들어섰고 때마침 역시 램프에 들어왔던 이영 씨 차량과 충돌을 일으켰다.
경찰은 사고운전자가 술이나 약물에 취한 상태였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골프협회장 등 아리조나 한인단체들에서 봉사한 경력도 있는 이영 씨는 시거 바(Cigar Bar)를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엔 '만물박사'란 이름으로 한인사회에서 여러 일을 해오던 이천우 씨가 심장마비로 갑자기 사망한데 이어 생각지도 못한 날벼락 같은 사고로 이영 씨도 목숨을 잃으면서 슬픈 비보가 계속되자 소식을 접한 한인들은 큰 충격과 함께 비통함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편 6일 역주행 사고로 또다시 2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자 더그 듀시 아리조나 주지사는 좀 더 서둘러 이를 방지할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하라고 관계기관에 지시했다.
최근 몇 년 사이 밸리 내 하이웨이에서 역주행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증가하자 아리조나 교통부는 2015년부터 잘못된 도로진입의 우려가 있는 나들목에 대형 경고 입간판을 여러 개 세우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역주행 사고를 막는데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올해 가을부터 열감지 카메라를 통해 역주행 차량 진입을 막을 수 있는 시스템 시범도입이 예정되어 있지만 듀시 주지사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보다 빨리 적극적인 대책수립을 지시한 것.
역주행 사고로 인해 2016년엔 7명의 아리조나 운전자들이 목숨을 잃었고 올해는 현재까지 6명이 사망했다.
또한 아리조나 공공안전국은 올해에만 698건의 역주행 차량 신고를 접수했다.
가장 최근에는 6월1일 I-17 하이웨이에서 진입로를 잘못 들어선 차량이 트럭과 충돌해 1명이 숨졌고 지난 메모리얼 연휴 기간 중에는 U.S. 60번 하이웨이에서의 역주행 차량사고로 인해 5중 추돌, 4월에도 역시 I-17 역주행 사고로 그랜드캐년 대학교 학생 2명을 포함 3명이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