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봄에는
둘이서 손잡고
서해안을 두루 돌아서
남쪽 바다 이름 모를 섬에 들려
한 이틀쯤
허름한 여곽에 묶으면서
당신 좋아하시는
서대회며 꼬막무침도 맛보고
아 , 여수 오동도를 꼭 가야지
백일도 안된 큰아이 포대기에 싸안고 먹었던
게불이랑 해삼 멍게 지금 먹어도 맛있을거야
동백이 활짝 펴서 뚝 뚝 떨어진 오솔길에서
그때처럼 모자에 빨간꽃을 가득 주워 와야겠다
낯선 거리면 어떤가
둘이서 손잡고 찻집에서 차도 한잔 마시고
동해에서는
아침 일찍 뜨는 해 보며
힘들었어도 같이 있어 행복했던 날들을 감사해야지
잠시 풍류객 되어
시도 한수 읊고
피아노가 있는 카페에선 열애를 한번 불러주세요
둘이서 손잡고
노은에 들려....
고향집에서 지난 얘기 나누며
잠시 쉬도록 합시다
지금도
역마차다방이랑
명동성당 언덕 길이 그대로 일까요
둘이서 손잡고
꼭 한번 다시 걸어 봅시다
"딱 이만큼만 허락하소서"
누가 시간 파는 상점을 아시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