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캐년의 다람쥐들은 프로 '물 구걸러'인가?
아리조나주 그랜드 캐년에 사는 다람쥐들이 더운 여름철 관광객들에게 직접 다가가 물을 달라고 구걸하는 영상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찍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7월 19일 아들과 함께 그랜드 캐년을 찾은 이그나시아 바가스 씨는 무척 특이한 경험을 했다.
전망대에서 그랜드 캐년의 웅장한 경치를 감상하고 있던 중 여러 관광객 사이를 헤치고 갑자기 나타난 다람쥐 한마리가 자신 앞에 서서 두 발을 모으고 허리를 연신 숙여 뭔가를 애걸하는 모습을 본 것.
이게 무슨 일인가 했지만 바가스 씨는 곧 자신이 들고 있는 물병에 다람쥐가 관심을 보인다는 걸 알고 물병 뚜껑을 열고 이를 다람쥐 입에 대줬다.
목이 무척 마른 듯 물병에 코를 박고 한참동안 물을 마시던 다람쥐는 볼일이 끝나자 숲으로 쏜살같이 사라졌다.
이와 똑같은 일은 작년에도 있었다.
지난해 영국 글로스터셔주 출신 남성 폴 캠프스가 여자친구와 함께 여행으로 그랜드 캐년을 찾았다.
이들이 여유롭게 그랜드 캐년의 놀라운 광경을 감상하며 한참을 걷고 있었던 중 이들은 누군가 뒤따라오는 느낌을 받았다.
뒤돌아서 확인해보니 이들 커플 뒤에는 야생 다람쥐 한 마리가 졸졸 따라오고 있었고 물병을 본 다람쥐는 물을 달라는 제스쳐를 취했다.
물병을 내려주자 갈증이 났던 다람쥐는 양발로 물병 입구를 붙잡더니 꿀꺽꿀꺽 '원샷'을 하기 시작했다.
한참 동안 물을 마신 다람쥐는 물병이 바닥을 보이고서야 커플의 곁을 떠났다.
영국 커플 그리고 바가스 씨가 올린 동영상은 온라인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랜드 캐년 한 공원관리자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특성상 다람쥐들이 물병에 물이 있다는 걸 학습효과로 알고 있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한편 누리꾼들은 지난해 영국 커플이 찍은 다람쥐와 올해 바가스 씨가 촬영한 영상 속 다람쥐가 동일한 프로 '물 구걸러' 다람쥐가 아니냐는 재밌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