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는 올 시즌을 앞두고 한국에서 뛰고 있던 메릴 켈리(31)와 보장 2년 계약을 했다. 2년간 550만 달러를 받는 조건이었다. 여기에 마이너리그 거부권까지 손에 넣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구단 옵션이 있다. 2021년 연봉은 425만 달러, 2022년은 525만 달러다. 아리조나는 구단의 뜻에 따라 켈리를 최대 4년간 활용할 수 있다.
계약 당시 설왕설래가 오갔다. 켈리에 진지하게 관심을 보인 메이저리그 구단은 3~4개 정도로 압축된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을 제시한 아리조나가 켈리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당시에는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을 줄 정도의 선수는 아니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켈리는 비교적 무난한 시즌을 이어 가며 나름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
켈리는 19일까지 25경기에서 142이닝을 던지며 9승12패 평균자책점 4.63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에서 그렇게 높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 그러나 아리조나는 당초 켈리를 데려갈 당시 5선발로 생각했다. 메이저리그에서 5선발로 꾸준히 로테이션을 도는 선수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규정이닝 소화가 유력한 켈리는 두 자릿수 승수에도 이제 1승을 남겼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의 집계에 따르면 켈리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1.5다. 대개 1WAR당 600~800만 달러의 가치를 책정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켈리는 적어도 올해 연봉 이상의 값어치를 한 셈이다. 다르게 생각하면 2년 보장 연봉은 벌써 다 뽑았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아리조나의 베팅은 실패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켈리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부정하지 않았다. 한 스카우트는 "켈리는 오랜 기간 MLB 팀들의 관심을 받은 선수였다. 아리조나의 베팅을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켈리를 스카우트한 직원도 아리조나 구단으로부터 큰 칭찬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KBO리그 외국인 투수들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