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경합주이자 불법 이민자들의 입국 통로 중 하나인 아리조나주를 찾아 경쟁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국경·이민 정책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또 불법 이민자 범죄에 딸을 잃은 가족들을 만나고 대통령 재임 시절 세운 국경장벽을 부각하는 등 정책 차별화에 집중했다.
22일 AP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경합주 순회 유세 중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아리조나주 남부의 미국-멕시코 국경지대인 코치스 카운티 시에라 비스타 지역을 방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을 다시 안전하게(Make America Safe Again)’ 주제로 열린 이날 유세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국경 정책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음에도 불법 이민자들을 막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리스는 최악의 부통령”이라며 “해리스는 국경 차르(황제)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 자신이 차르가 아니라고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 세계에 이렇게 구멍 난 국경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자신이 대통령 재임 시절 세운 국경장벽을 따라 걸으며 강경한 국경·이민 정책을 내세우고 있는 자신이 불법 이민자의 무분별한 유입을 막을 수 있는 후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날 방문에는 바이든 대통령 재임 시절 불법 이민자들에게 성폭행 및 살해당한 소녀와 여성들의 가족들도 함께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슬픔에 잠긴 피해자 가족들과 함께하게 됐다”며 “이들은 자신의 가족들을 무척 사랑했다. 어떻게 이들이 이 사실(살해)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 도저히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 6월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불법 이민자들에 의해 살해당한 12세 조셀린 눈가레이의 어머니인 알렉시스 눈가레이는 “모든 사람들이 국경 통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으면 좋겠다. 무고한 사람들이 흉악한 범죄에 의해 죽고 있기 때문”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다만 일각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불법 이민자들의 범죄 현황 주장이 잘못된 사실관계에 기반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AP 통신은 불법 이민자들이 폭력·마약 관련 혐의로 체포되는 비율이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 시민들과 비교했을 때 더 낮다고 전했다.
또 해리스 부통령이 ‘국경 차르’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판과 달리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 국경 안보 정책을 총괄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