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닉스를 중심으로 한 밸리 지역의 외식 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활기를 띠고 있다.
지역 출신의 재능 있는 셰프들이 계속해서 새로운 레스토랑을 열고 사업 확장을 모색하고 있으며, 동네 피자 가게, 아이스크림 전문점, 칵테일 바 등은 국내외에서 최고의 명소로 꾸준히 인정받고 있다.
피닉스의 셰프들은 넷플릭스 쇼에 출연하고 주요 언론에 소개되며,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 남서부 최고 셰프 부문에서는 2년 연속 수상자를 배출했다.
또한, 캐주얼 다이닝부터 파인 다이닝에 이르기까지 타주의 외식 그룹들도 밸리 곳곳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폭염과 물가·원가 상승·임대료 인상
하지만 외식업계가 겉으로 아무리 건강해 보여도, 해마다 찾아오는 여름은 들불처럼 모든 것을 집어삼킨다.
모두가 폭염의 열기를 느끼며, 지루하고 긴 여름철을 지내는 동안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업체들은 추억 속으로 사라지고 만다.
여기에 치솟는 물가와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더해지면서 손님들은 저녁 외식을 망설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비용 상승은 레스토랑에 더 큰 타격을 준다.
아리조나 레스토랑 협회(Arizona Restaurant Association)의 스티브 추크리 회장 겸 CEO는 "임대료가 팬데믹 이후 10~15%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국 레스토랑 협회에 따르면, 셰프들이 식자재를 도매로 구매함에도 불구하고 식료품 가격은 팬데믹 이전보다 36%나 올랐다.
인건비 또한 급등해 8년 전 10달러였던 최저임금은 현재 14.70달러다.
레스토랑들의 평균 이익률은 3~5%에 불과해, 작은 변화에도 치명적일 수 있다.
이러한 요인들이 결합되면 상황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늘어나는 폐업
아리조나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5월부터 9월 사이에 문을 닫은 레스토랑은 63개로, 2023년 같은 기간의 41개에 비해 54%나 급증했다.
'로컬 퍼스트 아리조나'의 킴버 래닝 CEO는 "2024년은 레스토랑 업계에 기록상 최악의 여름이었다"며 "2025년도 더 나쁘지는 않더라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생존을 위한 레스토랑들의 사투
레스토랑들은 이를 예상하고 대비하려 노력한다.
'시티즌 퍼블릭 하우스(Citizen Public House)', '더 글래들리(The Gladly)', '비기너스 럭(Beginner’s Luck)' 등을 운영하는 베테랑 셰프이자 레스토랑 경영자인 버니 칸탁은 "여름은 항상 비수기"라며 "늘 최선을 다해 버틴다"고 말했다.
비수기는 여러 가지 이유로 발생한다.
'스노우버드(겨울 철새처럼 따뜻한 남쪽으로 오는 사람들)'는 5월까지 모두 떠나고, 학생들은 여름방학을 맞는다.
폭염을 피할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몇 주씩 다른 곳으로 떠난다.
그리고 이제는 더위가 훨씬 더 길게 이어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지역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단체를 이끄는 래닝 CEO는 "예전에는 여름이 3개월이었지만, 이제는 사실상 6개월"이라고 지적했다.
이 힘든 시기를 버티기 위해 일부 레스토랑과 바는 직원을 줄인다.
다른 곳들은 영업시간을 단축하거나 몇 주간 문을 닫기도 한다.
셰프들은 특별 메뉴를 만들고 이벤트를 열거나 업계 동료들과 협력하여 손님들의 방문을 유도한다.
줄어드는 외식 수요
하지만 레스토랑 업주들이 고객 유치에 힘쓰는 동안, 그들 역시 모든 사람이 물가 상승의 압박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피닉스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율을 기록했던 도시 중 하나다.
초당파 싱크탱크인 '커먼 센스 인스티튜트(Common Sense Institute)'에 따르면, 4인 가족의 저녁 외식 비용은 2020년 10월부터 2024년 5월 사이에 거의 26%나 증가했다.
이에 대한 사람들의 대응책 중 하나는 외식 횟수를 줄이는 것이었다.
푸드트럭 '라스기디 카페(Lasgidi Cafe)'를 운영하는 페이션스 "패티" 오군반조 셰프는 지난해 경제 상황 때문에 전반적으로 힘들었다고 말한다.
그녀의 메뉴 중 약 80%에 사용되는 피망과 토마토 가격은 2023년 개업 이후 두 배로 뛰었다.
그녀는 "모든 것의 비용이 정말 많이 올랐고, 사람들은 예전처럼 돈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새로 생기는 식당은 오히려 증가
아리조나 레스토랑 협회 집계에 따르면, 올여름 시즌인 5월과 6월에는 25개의 레스토랑이 문을 닫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단 3개 적은 수치다.
하지만 신규 개업은 강세를 보였다.
상무부 개업 추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 겨울과 올 봄에 200개 이상의 레스토랑이 문을 열어 2024년의 180개를 넘어섰다.
웨스턴 리테일 어드바이저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밸리 지역 레스토랑 공실률은 4.4%에 불과했다.
추크리 회장은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이라고 평했다.
소수의 회원사들은 평년보다 바쁜 여름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지만, 대다수는 이번 시즌 실적이 보합세이거나 하락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확장으로 돌파구 찾는 로컬 브랜드
사워도우 베이커리 '프루프 브레드(Proof Bread)'와 같은 일부 지역 업체들은 생존 전략으로 확장과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공동 소유주인 존 프르지빌은 "성장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오래된 경영 격언을 인용했다.
이 베이커리는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고 있으며, 7월에는 '아리조나 와일더니스 브루잉 컴퍼니(Arizona Wilderness Brewing Co.)'와의 협업을 포함한 파트너십을 모색하고 있다.
조나단 뷰포드와 패트릭 웨어가 소유한 수제 맥주 양조장 역시 사업을 확장해 지난 4월 맥도웰 로드에 새로운 브루펍을 열었다.
좌석이 모두 실내에 있는 새로운 피닉스 지점은 야외 파티오를 중심으로 한 인기 있는 다운타운 지점과 대조를 이룬다.
이 건물은 양조 공간을 겸비하여, 아리조나 와일더니스가 더 효율적으로 맥주를 생산하고 탄소 발자국을 줄이면서 생산 능력을 늘릴 수 있게 했다.
항상 낙관적인 뷰포드는 "앞으로 더 나은 날들이 올 것이라고 믿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사막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레스토랑이 그 어느 때보다 더 높은 적응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