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리조나주 최대 전력회사인 APS(Arizona Public Service)가 또다시 대폭적인 전기요금 인상을 추진해 지역 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2년 전 8%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이번에는 평균 14% 인상안을 내놓자, 고물가에 시달리는 주민들과 주 법무장관까지 나서서 강력히 반발하는 모양새다.
APS가 아리조나 기업위원회(ACC)에 제출한 인상안의 핵심은 요금 현실화다.
일반 주택 소유주의 경우 요금제에 따라 약 16%의 인상이 예상된다.
APS 자체 분석에 따르면, 여름철 월평균 302달러를 내던 가구가 이번 인상안이 통과될 경우 약 355달러를 부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개편안은 데이터센터에 무려 45%라는 가파른 인상률을 적용해 눈길을 끈다.
학교(14%)나 교회(16%) 같은 공공·종교 시설도 인상 폭이 크며,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가정에 부과하는 '그리드 접속료(Grid Access Charge)' 역시 월 5~6달러 수준으로 두 배가량 오를 전망이다.
주민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2,600스퀘어피트 규모의 자택에 거주하는 브랜든 피켓 씨는 지난 여름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고 깜짝 놀랐다.
청구 금액이 600달러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피켓 씨는 "전기료를 조금이라도 아끼려 세탁기도 심야 시간에만 돌리고 있다"며 "더 이상 줄일 곳도 없는데 요금이 또 오른다니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현재 피켓 씨처럼 기업위원회에 인상 반대 서한을 보낸 주민만 수백 명에 달한다.
크리스 메이스 아리조나 주 법무장관도 즉각 제동을 걸고 나섰다.
메이스 장관은 이번 인상안 심의 과정에 직접 개입하겠다고 선언하며 "인플레이션으로 가뜩이나 힘든 가정에 독점 유틸리티 기업이 비용 부담을 전가하는 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APS 측은 물가 상승과 설비 투자 비용 급증을 이유로 들며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앤 칼튼 APS 규제 준수 담당 매니저는 "변압기 등 필수 장비 가격이 50%나 폭등했고 인건비와 도급 비용 등 전반적인 사업 비용이 상승했다"며 "현재 요금 구조로는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면서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특히 데이터센터 요금을 45%나 올리는 것에 대해서는 "기존 일반 고객들이 데이터센터 확장에 따른 막대한 전력망 비용까지 떠안는 구조를 막기 위한 조치"라며 "새로 진입하는 데이터센터들이 정당한 몫을 내도록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주목할 점은 APS가 이번에 단순 요금 인상뿐만 아니라 '공식 요금 메커니즘(Formula Rate Mechanism)' 도입을 함께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 제도가 승인되면 매번 복잡한 심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연간 요금 인상이 가능해져, 사실상 요금 결정 구조 자체가 바뀌게 된다.
최종 결정권은 규제 당국인 아리조나 기업위원회(ACC)가 쥐고 있다.
위원회는 2월 18일과 5월 18일에 잇따라 주민 의견을 수렴한 뒤, 올가을 최종 표결에 들어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