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닉스 광역권(밸리) 일대에서 사흘 연속으로 가정폭력이 살인으로 비화하는 참극이 빚어졌다.
전문가들은 연말 연휴가 끝난 직후 재정적 스트레스 등이 겹치며 가정 내 갈등이 폭발할 위험이 높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지역 수사 당국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불과 3일 사이 피닉스와 길버트 등지에서 세 건의 총격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모두 가족이나 연인 간의 다툼 끝에 총구가 곁에 있는 사람을 향한 경우였다.
비극의 시작은 지난 18일 저녁이었다.
피닉스 경찰은 벨 로드 인근의 한 주택에서 부부가 숨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조사 결과, 아내인 셀레스틴 에르테바티(42)가 남편 샘을 총으로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집 안에는 어린 자녀들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튿날인 19일 새벽, 길버트에서는 주다 체슬리가 1년 넘게 교제해 온 여자친구를 자택에서 총으로 쏴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피해자 유족들은 경찰 조사에서 가해자가 이전에도 폭력적인 성향을 보였다고 진술했다.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인 20일 오후, 길버트 블랙호크 코트의 한 주택에서 또다시 총성이 울렸다.
신고자인 딸은 “부모님이 말다툼을 하던 중 여러 발의 총소리가 들렸다”고 진술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70대 여성의 사망을 확인했으며, 남편은 중태에 빠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흘간 이어진 ‘죽음의 릴레이’에 대해 지역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 단체인 ‘어 뉴 리프(A New Leaf)’의 로라 보드 이사는 이번 연쇄 사건을 “가정폭력이 초래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규정했다.
보드 이사는 “통상적으로 연말 연휴 기간이 지나고 나면 도움을 요청하는 사례가 급증하는 경향이 있다”며 “연휴 지출로 인한 재정적 압박이 가정 불화의 기폭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주변 이웃이나 지인이 평소와 달리 연락이 뜸해지거나 위축된 모습을 보인다면 가정폭력의 위험 신호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보드 이사는 “가장 위험한 순간은 피해자가 가해자를 떠나기로 결심했을 때”라며 “전문가의 도움 없이 무작정 관계를 끊으려다가는 더 큰 화를 입을 수 있으니 반드시 전문 기관과 상담해 안전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하십시오. 미주 가정폭력 핫라인(1-800-799-7233)이나 아리조나주 경제안전부(DES) 등을 통해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