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단속 강화 기조 속에 연방 수사당국이 아리조나주 내 유명 스포츠바 체인을 대대적으로 급습하자, 이에 반발한 지역 고등학생 수백 명이 수업을 거부하고 거리로 나섰다.
29일 아리조나 지역 매체들에 따르면 전날 오후 피닉스 도심에서는 10대 학생 수백 명이 집결해 주의회 의사당(State Capitol)까지 행진하며 이민세관단속국(ICE)의 퇴출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는 지난 26일 국토안보수사국(HSI)과 지역 수사기관들이 피닉스 일대 유명 스포츠바인 '집스(Zipps)' 매장 15곳을 동시다발적으로 급습한 사건이 기폭제가 됐다.
당시 당국은 불법 고용 및 신분 위조 혐의 등을 수사하기 위해 대규모 단속을 펼쳤는데, 이 과정에서 이민자 커뮤니티가 느낀 공포와 반감이 학생들의 집단 행동으로 이어진 것이다.
서로 다른 학교 소속임에도 뜻을 모은 학생들은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며 시위를 조직했다.
상당수 학생은 이날 학교에 결석계를 내고 시위에 참여했다.
피닉스 15번가(15th Avenue)를 따라 웨슬리 볼린 광장을 거쳐 의사당 앞에 도착한 학생들은 "ICE도, KKK도, 파시스트 미국도 싫다(No ICE, no KKK, no fascist USA)"라는 구호를 외치며 당국의 강압적인 이민 정책을 성토했다.
시위에 참가한 레슬리 메사 양은 "지난해 할아버지가 영주권 만료 사실을 알게 된 뒤 ICE의 단속을 피해 자진 출국하셔야 했다"며 "이민자 단속이 강화되면서 우리 가족뿐 아니라 지역 사회 전체가 매일 두려움에 떨고 있다. 사람들의 생존이 달린 문제라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현장에는 학생들의 안전을 우려한 각 학교 교직원들도 동행했으나,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앞서 단속 다음 날인 27일에도 지역 정치인들과 활동가들이 피닉스 집스 매장 앞에서 규탄 회견을 열고 "연방 요원들의 급습이 지역 사회에 트라우마와 혼란을 주고 있다"며 ICE의 아리조나 철수를 주장한 바 있다.
학생들은 30일에도 추가 시위를 예고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에 대한 지역 사회의 반발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