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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깜짝할 사이인 단 '3초'.

전문 범죄자들이 신용카드 불법 복제기인 '스키머(Skimmer)'를 단말기에 설치하고 사라지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최근 아리조나주를 중심으로 스키밍 범죄가 기승을 부리면서 사법 당국이 강력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메사 경찰국과 미 비밀경호국(SS)에 따르면, 범죄 조직들의 수법은 날로 치밀해지고 대담해지는 추세다.

주유소 펌프나 현금인출기(ATM), 상점의 카드 단말기(POS) 등에 불법 장치를 부착해 카드 정보를 빼내는 고전적 수법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메사 경찰이 공개한 수사 사례를 보면 한 용의자는 작업복을 입고 페인트공으로 위장해 은행 드라이브 스루 ATM에 접근한 뒤 순식간에 스키머를 장착했다.

이들은 심지어 정상 작동하는 옆 기계 앞을 쓰레기통으로 막아둬, 고객들이 어쩔 수 없이 스키머가 설치된 기계를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이들이 저소득층을 위한 식료품 지원 카드인 'EBT(Electronic Benefit Transfer)'를 집중 타깃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메사 경찰의 그린 형사는 "범죄자들은 정부 보조금이 충전되는 날짜를 정확히 꿰뚫고 있다"며 "초소형 몰래카메라로 비밀번호(PIN)를 녹화하고 스키머로 카드 정보를 복제해 암시장에 팔아넘기거나 즉시 현금화한다"고 설명했다.

한 달에 300~1,200달러 정도의 식비를 지원받는 취약계층 수십만 명이 생존을 위협받을 수 있는 셈이다.

피해 규모는 천문학적이다.

연방수사국(FBI)은 스키밍으로 인한 연간 피해액이 10억 달러(약 1조 4천억 원)를 웃도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빌 맥 비밀경호국 피닉스 지부장은 "이는 동유럽 등 해외에 거점을 둔 정교한 범죄 조직의 소행"이라고 지적했다.

비밀경호국은 지난해 미 전역에서 22차례의 대규모 단속 작전을 펼쳐 9천여 곳의 업소를 점검하고 411개의 불법 장비를 수거했다.

이를 통해 예방한 잠재적 피해액만 약 4억 2천800만 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빈센트 포터 비밀경호국 재무 분석가는 "보스턴 단속 당시 한 빵집 주인은 자신의 가게 단말기에서 스키머가 발견되자 손님들이 피해를 봤다는 사실에 오열하기도 했다"며 업주들도 모르는 사이에 범죄 장소로 이용되고 있는 현실을 전했다.

전문가들은 피해 예방을 위해 마그네틱 선을 긁는 '스와이프(Swipe)' 방식 대신 '탭 투 페이(Tap to pay)'나 칩 삽입 방식을 이용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범죄자들은 탭 투 페이 기능을 고장 내 강제로 카드를 긁게 유도하기도 하므로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그린 형사는 "수사 과정에서 목격한 범죄 수법들 때문에 나는 절대 카드를 긁지 않는다"며 "비접촉 결제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차라리 현금을 사용하거나 다른 가게를 이용한다"고 조언했다.

비밀경호국은 2026년에도 지역 및 연방 수사기관과 공조해 스키밍 범죄 조직 척결을 위한 전국적인 단속을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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