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리조나주 공화당이 오는 2026년 중간선거의 모든 투표소에 연방 이민 담당관을 배치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선거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지만, 유색인종 유권자들을 위축시켜 투표를 방해하려 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투표소마다 이민관 상주 의무화… 법안 주요 내용은?
제이크 호프만 주상원의원(공화·퀸크릭)이 발의한 상원 법안 1570호(SB 1570)는 아리조나주 내 모든 투표소와 투표함 설치 장소에 연방 이민법 집행 인력이 상주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배치 의무: 각 카운티 기록관과 이사회는 연방 이민 당국과 서면 합의를 체결해 선거 기간 모든 장소에 이민관을 배치해야 한다.
적용 대상: 2026년 일반 선거에 한시적으로 적용되며, 조기 투표소와 당일 투표소는 물론 무인 투표함 설치 구역도 포함된다.
권한 제한: 법안에는 이민관이 단순히 투표 자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유권자를 심문하거나 체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투표 과정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 명시됐다.
공화당 "법 집행 실효성 확보" vs 시민단체 "인종 프로파일링 우려"
법안을 주도한 호프만 의원은 성명을 통해 "아리조나 유권자들은 선거법이 단순히 법전에만 머물지 않고 실제로 집행된다는 사실을 알 권리가 있다"며 "이번 조치는 선거 관리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투명한 감시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원 사법·선거위원회 위원장인 웬디 로저스 의원 역시 "선거가 불확실성이나 막판 갈등 속에 치러져서는 안 된다"며 법안의 정당성을 옹호했다.
반면 시민단체와 민주당 측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무장한 연방 요원의 존재 자체가 라티노 등 유색인종 유권자들에게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투표율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경고한다.
특히 이민관의 활동 범위를 제한하는 조항이 있다 하더라도, 현행법과 충돌할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법적 걸림돌과 향후 전망
이번 법안이 실제 시행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현행 연방 및 주법은 투표소 주변에서의 무장 인력 배치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법적 쟁점
연방 법률: 미 연방 법은 '무장한 군인이나 법 집행 인력이 투표소에 상주하는 것'을 외침의 침입 등 비상 상황을 제외하고는 금지하고 있다.
주 법률: 아리조나 주법 역시 투표소 반경 75피트 이내의 경찰 활동을 제한하며, 선거 질서 유지는 외부 경찰이 아닌 '선거 보안관(Election Marshals)'이 담당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설령 법안이 주의회를 통과하더라도 민주당 소속 케이티 홉스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홉스 주지사는 그간 공화당의 강경한 이민 관련 법안들에 대해 여러 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수자원 요금 인상에 이어 선거 관리 방식까지 논쟁의 중심에 서면서,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둔 아리조나주의 정치적 긴장감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