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리조나주 상공을 비행하던 군용 항공기에서 항공유가 쏟아져 내려 주민이 화상을 입고 차량이 오염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미 육군은 해당 항공기가 자사 소속인지 여부를 포함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사고는 지난 2월 5일 피닉스와 템피 일대 주택가에서 발생했다.
당시 야외에 있던 주민 스테파니 바고리오는 머리와 옷 위로 액체가 떨어지자 처음에는 비가 내리는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 액체는 빗물이 아닌 항공유였고, 눈에 들어간 연료로 인해 바고리오는 즉시 응급실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바고리오는 "연료가 눈꺼풀 안쪽까지 들어가 다음 날 아침에는 눈을 뜨지도 못할 정도로 심하게 부어올랐다"며 "기름 냄새가 너무 심해 기절할 것 같았고 마치 연료를 마신 듯한 기분이었다"고 당시의 고통을 전했다.
피해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피닉스 45번가와 브로드웨이 인근 주민들은 저공 비행하던 헬리콥터에서 연료로 추정되는 화학 물질이 비처럼 쏟아졌다고 증언했다.
이 물질은 주택가 차량과 건물 외벽을 뒤덮었으며,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스 냄새가 가시지 않고 있다.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마케타 헨드릭스는 "연료 냄새가 나와 손주들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헬기가 왜 그렇게 낮게 날았는지, 왜 마을에 연료를 뿌렸는지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피닉스를 넘어 인근 템피 지역까지 광범위하게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템피 당국은 프리스트 드라이브와 10번가, 6번가 등 시내 곳곳에서 연료 투하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미 육군은 성명을 통해 "2월 5일 아리조나주 템피 인근에서 육군 항공기가 연료를 방출했을 가능성이 있는 사건을 인지하고 있다"고 공식 확인했다.
다만 육군 측은 연료가 방출된 구체적인 원인이나 경위에 대해서는 아직 함구하고 있다.
현재 피닉스 경찰과 소방당국이 현장에 출동해 주민들의 상태를 점검하고 오염 물질 성분을 분석 중인 가운데, 군 당국의 조사 결과에 따라 피해 보상 규모 등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